발로 뛰는 '선수 출신' 회장
취임 후 10개월 동안 시스템 변화 위해 부단한 노력
[마이데일리 = 한국대학축구연맹(가산동) 노찬혁 기자] 지난해 12월 한국 축구에 새로운 변화가 찾아 왔다. 선수 출신으로 프로 무대에서 뛰었고, 은퇴 후 스포츠 산업가로 활약 중이던 젊은 축구인이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에 당선됐다. 한국대학축구연맹 박한동(50) 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박 회장은 선수 은퇴 후에도 지속적으로 축구 현장에서 활동했다. 특히, 대학축구의 잠재력과 동시에 구조적 문제를 체감하며 변화를 위한 밑그림을 머릿속에 그렸다. 그리고 결국 지난해 12월 연맹 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초반에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다." 사실 당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변화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위해 당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선수들이 현장에서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를 직접 들었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한 공약 영상을 제작해 전달하면서 설득했다"며 "발로 뛰었고, 결국 단 2표 차이로 회장에 당선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어느덧 취임한 지 약 10개월이 지났다. 빠르게 시간이 흘러 가는 사이에 유의미한 성과들을 하나둘 쌓아가고 있다. 10개월 동안 대학축구계에 적지 않은 변화를 이끌어냈다. 직접 발로 뛰면서 대학축구 시스템 변화의 중심에 섰다. "대학축구의 가능성을 누구보다 믿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박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짧았지만 분명하게 움직였다"…취임 후 9개월의 회고
박한동 회장은 엘리트 축구 선수 출신으로 명지대학교와 포항 스틸러스, 한국 코레일 등에서 뛰었다. 안정환, 이을용과 동갑내기로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2002년 부상으로 비교적 일찍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고, 빠르게 새로운 길을 찾았다. 기업인으로 변신해 성공가도를 달렸고, 지난해 12월 대한축구연맹 회장이 되면서 다시 축구계 일선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 10개월을 "짧았지만 변화의 방향성을 확인한 시간"이라고 총평했다. 취임 직후 U-19~U-22 상비군 제도를 신설했다. 선발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프로팀과 연습경기까지 치를 수 있게 하면서 쇼케이스 무대를 마련했다. 또한 'UNIV PRO' 시스템을 공식 론칭하며 안정환 전 국가대표를 총괄 디렉터로 영입했다. 안정환 디렉터는 실제로 태백과 합천 등 대학축구연맹전 현장을 찾아 선수들에게 직접 조언을 전달하며 육성 시스템 설계에 참여하고 있다.
경기 운영 시스템에도 변화를 꾀했다. 박 회장은 "선수들의 부상 방지와 경기력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며 "혹서기에는 경기 시간을 조정했고, 천연잔디 구장 사용 비율을 대폭 늘렸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학생 프런트 네트워크, 개막전 미디어데이, 대학생 기자단 ‘PRESS CENTER’ 운영 등 다양한 연계 활동을 도입하며 학생과 선수 중심의 콘텐츠 생태계를 강화했다.
◆ 육성 시스템의 확실한 변화→긍정 요소와 한계
박 회장은 대학축구가 최근 육성 시스템의 구조화, 데이터 기반 선수 관리 도입, 경기운영 매뉴얼 정비, 콘텐츠 확장, 인지도 상승 등의 측면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특히 "천연잔디 확대와 부상 방지 환경 조성 등 실제 경기력이 향상될 수 있는 조건 정비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최근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U-22 제도 완화 결정(2026년 시행)을 내렸다. 그는 "프로 진출 문턱이 낮아졌고, 대학축구도 이 흐름에 맞춰 준비해야 할 시기다"며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대학축구가 변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생겼다는 것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변화의 노력으로 긍정적인 요소가 분명히 보이지만, 한계 또한 극복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재정과 인력의 부족, U리그 주관권, 프로·고교 중심으로 형성된 육성 생태계, 대학 스포츠 가치에 대한 재정의 필요성 등이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고 숙제 또한 만만치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U리그 같은 경우에는 지금 당장 정해진 것이 없다. 지난해에도 급하게 하루 만에 결정해야 했다. 성급하게 결정해서 문제점이 나올 수 있으니까 잘 갖춰진 상태에서, 잘 준비해 놓은 다음에 운영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 대학은 '최종 육성 플랫폼' 되어야 한다!
최근 고등학교 선수들이 대학을 거치지 않고 프로 무대로 곧바로 향하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대학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프로 무대나 해외 무대 도전을 목표로 삼으면서 대학 팀들의 선수 수급 어려움이 또 다른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박 회장은 이런 현상에 대해서 "부정적으로만 볼 현상은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프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선수들이 최대한 빨리 그 환경에 도전하려는 움직임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다만 그만큼 대학도 역할을 해야 한다"며 "대학은 프로 진입 직전 마지막 단계, 즉 '완성형 육성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상비군 제도와 UNIV PRO 도입은 이 철학의 결과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학교 선수들이 프로로 가지 못하더라고 여러 길을 열 수 있게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힘줬다. "선수들이 프로에 가지 못하더라도 대학에서 졸업을 끝까지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졸업할 때에는 심판이나 지도자, 에이전트 자격증을 딸 수 있게 아카데미도 만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 전환점 맞은 대학축구, '시스템'이 남아야 한다!
박 회장의 임기는 4년이다. 2025년 1월 9일 새롭게 회장 직을 맡았고, 2029년 1월 8일까지 대학축구연맹을 이끈다. 임기 4년 중 10개월이 지났고, 눈에 띄는 변화와 잘 보이지 않지만 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변화도 엿보인다. 또한, 여전히 잘 풀리지 않는 숙제 또한 적지않다.
취임 후 10개월 동안 발로 뛰며 열심히 함께 호흡한 박 회장은 앞으로 대학축구연맹이 유지해야 할 방향을 '사람 중심이 아닌 시스템 중심의 구조'로 바라본다. 향후 계획으로는 UNIV PRO의 정착 및 KFA·K리그와의 연계 강화, 일본·베트남 등 아시아권 국제교류 확대, 대학생 기자단·경기 MVP 시상·다큐멘터리 제작 등 콘텐츠 기반 성장, 일본식 '프로 가계약 제도' 도입 등을 제시했다.
그는 "대학도 졸업하고, 동시에 프로에 진출하며 경기까지 뛸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싶다. 앞으로는 제 의지가 아닌, 시스템이 대학축구를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대학축구는 지금 분명히 전환점에 서 있다. 프로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 대학도 그 흐름에 맞춰 준비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무대가 되도록, 대학축구연맹의 토대를 더 단단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가산동=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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