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대학축구연맹 프레스센터 4기 = 태백, 글/김재현, 사진/정민혁] 8강에서만 네 번 좌절했던 동명대가 마침내 벽을 넘어섰다. 그 중심에는 끝까지 선수들을 믿은 이승준 감독의 신뢰가 있었다.
7월 13일(월) 오후 4시 30분 스포츠파크구장에서 제62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백두대간기 8강전 한양대학교 축구부(이하 한양대)와 동명대학교 축구부(이하 동명대)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경기는 한양대가 먼저 앞서갔다. 전반 34분 한양대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리드를 잡았고, 동명대는 한 골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도 위기는 이어졌다. 58분 강치우가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이를 성공시키지 못하며 동점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동명대는 무너지지 않았다. 73분 박선욱이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니어포스트를 향해 감아 찬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83분 다시 얻어낸 페널티킥 상황에서 강치우가 키커로 나섰고, 이번에는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역전골을 기록했다. 결국 경기는 동명대의 2-1 승리로 마무리됐고, 동명대는 팀 역사상 또 하나의 의미 있는 4강 진출을 이뤄냈다.
경기 후 만난 이승준 감독은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 감독은 "8강에서만 네 번 떨어졌는데 이번이 4전 5기였다. 이번에도 선제골을 먹고 페널티킥까지 실축하면서 2월 춘계연맹전 8강전과 비슷한 흐름이 나왔다"며 "그 상황을 선수들이 극복하고 역전까지 해줘서 정말 기특하고 고맙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경기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한양대의 공격을 막는 것이었다. 특히 한양대 스트라이커를 경계하며 전방 압박을 준비했다. 이 감독은 "한양대 스트라이커가 워낙 위협적이라 위에서부터 프레싱을 하면서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고 했다"며 "전반에는 그 부분이 잘 되지 않아 실점했지만, 후반에 선수들과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스트라이커를 봉쇄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친 동명대는 하프타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승준 감독은 전술적인 지시보다 선수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우선시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선제골을 허용한 것이 처음이었다. 리그를 포함해 올해 선제골을 많이 내주지 않았던 팀이라 선수들이 당황하고 조급해하는 것이 느껴졌다"며 "선수들이 가진 역량과 기술을 믿고 침착하게 하나씩 풀어가자고 이야기했다. 마인드 컨트롤에 가장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의 또 다른 화제는 강치우였다. 후반 초반 페널티킥을 실축했지만, 후반 막판 다시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승준 감독은 다시 한 번 강치우를 믿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4학년 선수가 세 명인데 한 명은 수술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강치우도 이번 대회가 마지막 대학 무대"라며 "맏형으로서 부담감이 컸겠지만, 후회 없이 뛰었으면 했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이 선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동명대는 이제 4강에서 또 다른 대학축구 강호 용인대학교를 만난다.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되지만 이승준 감독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그는 "한양대나 용인대 모두 지방 대학이 상대하기 쉽지 않은 강팀"이라면서도 "부산의 자존심으로서 한 번 뒤집어 보고 싶다. 여기까지 온 만큼 결승까지 올라가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4전 5기 끝에 마침내 8강의 벽을 넘어선 동명대. 끝까지 선수들을 믿은 이승준 감독과 동명대가 이번 기세를 이어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