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대학축구연맹 프레스센터 4기 = 태백, 글/김재현, 사진/최민우, 진예원, 이서우, 윤현경] 전문 골키퍼와 주장의 공백을 하나 된 힘으로 메운 한남대학교와 대회 최다 득점의 화력을 앞세운 울산대학교가 만난다. 서로 다른 무기로 마지막 무대에 도달한 두 팀은 이제 태백산기 우승컵을 향한 단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남대학교 축구부(이하 한남대)와 울산대학교 축구부(이하 울산대)가 제62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태백산기 결승에서 맞붙는다.
한남대는 조별예선과 본선까지 6경기에서 4승 2무를 기록하며 12득점 4실점으로 결승에 올랐다. 울산대 역시 6경기에서 5승 1무, 22득점 5실점을 기록하며 한 번도 패하지 않고 마지막 무대에 도달했다.
한남대가 연이어 찾아온 위기를 끈끈한 조직력으로 극복했다면, 울산대는 대회 통합 득점 1위의 공격력을 앞세워 상대를 무너뜨렸다. 간절함으로 살아남은 한남대와 자신감으로 질주한 울산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전문 골키퍼 없이 시작해 주장까지 떠났다... ‘원팀’으로 결승 오른 한남대
한남대는 대회 시작부터 쉽지 않은 조건에 놓여 있었다. 골키퍼들의 부상으로 전문 골키퍼 없이 대회에 참가해야 했고, 기존 미드필더였던 구유하가 골키퍼 장갑을 착용해 골문을 책임졌다.
우려와 달리 한남대는 조별예선부터 단단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첫 경기에서 숭실대를 2-0으로 꺾은 뒤 국제사이버대에도 같은 점수로 승리했다. 연성대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득점 없이 비겼지만, 세 경기 동안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으며 2승 1무로 13조 1위를 차지했다.
구유하는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에서도 침착하게 골문을 지켰고, 필드 플레이어들은 그의 부담을 덜기 위해 더욱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수비진은 슈팅 기회를 최소화하기 위해 몸을 던졌고, 선수 전원이 한발 더 뛰며 전문 골키퍼의 부재를 함께 메웠다.
조별예선을 무실점으로 통과한 한남대에는 또 다른 변수가 찾아왔다. 주장 성예건이 프로팀 부천FC에 합류하면서 주장과 선발 미드필더 자리에 동시에 공백이 생겼다. 대회 도중 팀의 중심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승현이 새롭게 주장 완장을 이어받아 선수단을 이끌었다.
연이은 어려움에도 한남대는 흔들리지 않았다. 떠난 주장과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한 골키퍼들의 몫까지 뛰겠다는 마음으로 선수들은 더욱 단단하게 뭉쳤다. 대회 시작부터 감수했던 골문의 불안과 갑작스러운 주장 이탈은 한남대를 무너뜨리지 못했고, 오히려 선수단의 원팀 정신을 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한남대의 토너먼트 여정은 매 경기 고비의 연속이었다. 중원대와의 16강에서는 2-3으로 뒤진 채 경기 종료까지 5분만을 남겨뒀다. 패색이 짙던 순간 김주혁이 동점골을 터뜨렸고, 곧바로 조우령이 역전골을 기록하며 4-3 승리를 완성했다.
초당대와의 8강에서는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전문 골키퍼가 없는 한남대에는 더욱 부담스러운 승부였지만, 구유하가 결정적인 선방을 기록하며 4-3 승리를 이끌었다. 광운대와의 준결승에서는 홍승연의 페널티킥 득점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승리했다.
난타전에서는 경기 막판 연속골로 승부를 뒤집었고, 승부차기에서는 미드필더 출신 골키퍼가 해결사로 나섰다. 준결승에서는 한 골의 리드를 지켜내는 집중력까지 보여줬다. 서로 다른 형태의 승부에서도 끝내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냈다는 점이 한남대의 가장 큰 강점이다.
한남대의 결승 진출을 설명하는 단어는 ‘간절함’이다. 대회 시작부터 전문 골키퍼 없이 싸워야 했고, 조별예선이 끝난 뒤에는 주장까지 떠났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빈자리를 탓하지 않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며 결승까지 올라섰다.
2023년 대학축구 최초의 시즌 4관왕을 달성한 한남대는 이미 우승의 방법을 알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 경험에 위기 극복 능력과 하나로 뭉친 간절함까지 더해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한다.

6경기 22득점, 멈추지 않는 울산대의 막강한 화력
울산대는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상지대와 1-1로 비기며 대회를 시작했다. 기대했던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이후 공격력이 폭발했다. 제주한라대를 6-0으로 제압한 뒤 대구과학대에도 3-1로 승리하며 2승 1무, 10득점 2실점으로 19조 1위에 올랐다.
본선에서도 울산대의 화력은 식지 않았다. 인제대와의 16강에서 3-1로 승리했고, 숭실대와의 8강에서는 여섯 골을 몰아치며 6-1 대승을 거뒀다. 경기대와의 준결승에서도 서혁준과 김승현, 이지우가 차례로 골망을 흔들며 3-0 완승을 거뒀다.
울산대는 이번 대회 6경기에서 22골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약 3.7골에 달하는 수치로, 백두대간기와 태백산기를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이다. 상지대와의 첫 경기를 제외하면 모든 경기에서 세 골 이상을 터뜨렸다.
공격의 선봉에는 서혁준이 있다. 서혁준은 이번 대회에서만 10골 1도움을 기록하며 11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한 경기에서 여러 골을 넣을 수 있는 폭발력과 문전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결정력으로 압도적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울산대의 공격력을 서혁준 한 명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세 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네 명에 이를 만큼 득점원이 다양하다. 상대 수비가 서혁준에게 집중하면 다른 선수들이 빈 공간을 파고들어 골을 만들어낸다.
울산대 선수들의 개인 능력 뒤에는 이타적인 플레이도 자리하고 있다. 직접 슈팅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를 찾고, 패스를 건넨 뒤에는 멈추지 않고 다시 빈 공간으로 침투한다. 개인의 욕심보다 더 확실한 득점 기회를 선택하는 움직임이 22득점의 원동력이 됐다.
선수단에 퍼진 강한 자신감도 울산대의 무기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은 상대가 누구든 자신들이 준비한 축구를 펼친다면 승리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시즌 4관왕을 목표로 내세운 울산대는 이미 두 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태백산기에서 세 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22골의 울산대와 4실점의 한남대, 화력과 생존력의 충돌
두 팀의 대비는 기록에서부터 뚜렷하게 나타난다. 울산대는 6경기에서 22골을 터뜨렸고, 한남대는 같은 경기 수에서 단 4골만을 허용했다. 태백산기 결승은 대회 최고의 공격력과 위기에서 더욱 강해지는 조직력의 맞대결이다.
울산대는 민시영을 중심으로 후방에서 수적 우위를 만든 뒤 짧고 빠른 패스로 상대 압박을 벗어난다. 이후 측면과 수비 뒷공간을 동시에 공략하며 득점 기회를 만든다. 서혁준에게 수비가 몰리면 2선과 측면 공격수들이 빈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위협적이다.
한남대는 개인의 힘보다 선수 전원이 함께 움직이며 공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맞설 가능성이 크다. 전문 골키퍼가 없는 상황에서 구유하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울산대의 슈팅 자체를 줄여야 한다. 수비 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의 간격을 유지하고, 울산대가 문전까지 쉽게 전진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한남대는 울산대가 공격에 많은 숫자를 투입한 뒤 발생하는 공간을 노릴 수 있다. 울산대의 첫 번째 압박을 벗어난 뒤 빠르게 측면으로 전환한다면 역습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세트피스와 경기 막판 집중력도 한남대가 활용할 수 있는 무기다.
선제골의 의미 역시 크다. 울산대가 먼저 득점하면 한남대가 수비 라인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고, 그 뒤에 생기는 공간은 울산대 공격진에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한다. 한남대가 먼저 앞선다면 조직적인 수비와 특유의 생존력을 앞세워 울산대를 조급하게 만들 수 있다.


압도적인 득점 선두 서혁준, 임시 골키퍼의 반란 구유하
결승전에서는 서로 다른 위치에서 팀을 이끈 두 선수에게 시선이 모인다. 울산대 서혁준은 10골로 압도적인 득점 선두에 올라 있다. 뛰어난 위치 선정과 결정력으로 울산대 공격의 마침표 역할을 맡고 있다. 결승에서도 골을 추가한다면 팀의 우승은 물론 개인 득점왕까지 사실상 확정할 수 있다.
한남대 구유하는 본래 미드필더지만 팀의 위기 앞에서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다. 조별예선 무실점을 이끈 데 이어 토너먼트에서도 결정적인 선방을 이어갔다. 초당대와의 승부차기에서는 한남대의 준결승 진출을 이끌며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열 골을 넣은 공격수와 전문 골키퍼가 아닌 선수가 결승에서 서로를 바라본다. 서혁준이 구유하가 지키는 골문을 다시 열 수 있을지, 구유하가 대회 최고의 골잡이까지 막아내며 특별한 도전을 우승으로 완성할지가 결승의 상징적인 맞대결이다.
떠난 동료와 다친 선수들의 몫까지 뛰려는 한남대, 그리고 4관왕이라는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울산대. 서로 다른 힘으로 결승에 도달한 두 팀 가운데 태백산기 정상에 오를 수 있는 팀은 단 하나뿐이다.